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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김성호
- 출판사시대의창
- 출판일2013-10-29
- 등록일2014-02-21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1 K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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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600만 년 전의 지구와 인류의 역사가 공존하는 곳, 블랙 아프리카를 가다 3~4년에 한 번씩 배낭을 메고 세계를 걷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지은이가 배낭 하나 달랑 둘러메고 홀로 아프리카 대륙을 76일간 돌아다닌 기록. ‘아프리카의 뿔’ 에티오피아에서 대륙을 죽 타고 내려와 케냐-우간다-콩고민주공화국-르완다-탄자니아-(잔지바르)-말라위-모잠비크-짐바브웨-잠비아-보츠와나-남아프리카공화국을 거치면서 남쪽 땅 끝, 케이프타운을 찍고 나미비아를 거슬러 올라 대서양 연안까지 갔다가 다시 인도양으로 돌아와 마다가스카르에서 여행을 마무리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블랙 아프리카 14개국에 걸친 보기 드문 여행기다. 그곳에는 우리가 <타잔>에서 보았던 빽빽한 밀림과 <동물의 왕국>에서 보았던 광활한 세렝게티 대평원과 헤밍웨이가 만년설 아래쪽에서 표범의 시체를 보았다는 킬리만자로 산과 바다 같은 말라위 호수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미브 사막과 가난하지만 해바라기를 닮은 미소를 가진 사람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가 있었다. 아프리카는 고대 인류의 요람일 뿐 아니라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꽃피운 문명의 요람이기도 했다. 그곳에는 돌 속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은 사람들이 그 돌 속의 영혼을 솜씨 좋게 겉으로 드러내면서 자연 지형을 이용해 거대한 석조 건축을 쌓아 올렸던 왕국이 있었다. 심한 가뭄에 먹이를 구하지 못한 하이에나가 사람을 공격하자 하이에나를 때려잡지 않고 대신 죽을 끓여서 나눠주면서 슬기로운 평화 공존의 전통을 만든 도시가 있었다. 그곳은 유럽인들의 식민 지배와 전쟁 동원에 맞서 “백인들의 전쟁에는 백인이 가라”고 외쳤던 곳, 간디가 비폭력 인권 투쟁을 처음 시작했던 땅이며, 우리와 비슷하게도 제국주의 침략-식민지 경험-독립투쟁-독재-민주화와 산업 발전이라는 굴곡진 현대사를 안고서 극심한 인종 차별과 인종 학살을 극복하고 진실과 화해를 모색, 인간의 양심에 대한 희망을 키워주는 나라들이 있는 곳이었다. 이 책은 아프리카의 고대사부터 현재 아프리카인의 삶까지 짚어보는 인문적인 여행기다. 걷거나 닭장차 같은 버스에 엉덩이를 짓찧으며, 때로는 말끔한 고속버스와 털털거리는 경비행기도 타면서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간 지은이는, 사색하는 방랑자가 된다. 오지 여행을 하다 보면, 그것도 홀로 배낭을 메고 힘든 여정을 걷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해 겸허해진다. ‘나'라는 존재는 광활한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아프리카의 저 넓은 초원과 사막의 밤하늘이 알려준다. 실패한 선택은 대부분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 놓고 자의적으로 판단한 오만의 결과다. 자신을 가장 낮은 위치에 놓고 판단한다면 잘못된 길에 들어설 일이 없다. 내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이지, 태양이 내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다. 나는 주체이되,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는 진리를 여행은 깨우쳐준다. 인터넷에서는 ‘화장빨’이 통하지만, 현실은 ‘쌩얼’의 세상이다. 자연은 그 자체로 실명이고 쌩얼이다. 나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자기 맨얼굴을 광야에 내놓아야 한다. 광활한 자연 속을 홀로 걷는 용감한 방랑자가 되어야 한다. 여행은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며,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자기 자신과 자연과 대화하고 소통한 다음에는, 다시 돌아와 사회와 소통해야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다.(468~469쪽) 여행 말미에 지은이는 그동안 길동무가 되어주었던 김광석 노래 모음 CD와 CD플레이어를 잃어버린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았는데 배낭이 열려 있다. 들여다보니 김광석 노래 CD와 나이로비에서 샀던 CD플레이어가 사라졌다. 누군가가 가져간 것이다. 그러나 김광석 노래와 CD플레이어는 이미 내 아프리카 여행의 동반자로서 임무를 모두 마친 뒤였다. 이상하게 물건을 잃어버리고도 그렇게 아깝지 않았다. 그 역할을 다한 물건이어서일까, 아니면 내 마음의 평온 때문일까. 내가 여행하는 동안 빚진 것이 그것들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일까.(581쪽) 현지에서 기꺼이 시간을 내주고 길을 알려주고 기차 좌석을 양보해주던 아프리카인들과 세계의 배낭여행객들, 그리고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신세를 져가면서 자기 자신과 자연과 실컷 소통하고 돌아온 값으로 CD 한 장과 CD 플레이어는 그리 비싸지 않았던 것일까. 비록 보츠와나 국경마을에서는 하룻밤 숙소를 제공해주겠다는 말에 넘어가 미모의 여도둑과 밤새 실랑이를 벌여야 했지만. 그 마음을 담은 이 아담하지만 두툼한 책에는 동부와 남부 아프리카의 도시와 자연에 서리서리 얽힌 이야기와 290여 장에 이르는 사진과 지도 6장이 함께 실려 있다.